
알고리즘은 정말로 사람을 연결해 줄까
최근에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인데, 누군가의 알고리즘에 내가 뜬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싶더라. 예전에 아옳이가 잘생긴 한의사 영상을 알고리즘으로 처음 봤다고 말했을 때, 솔직히 좀 영화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보통은 주변 지인 소개로 만나거나, 아니면 정말 우연히 어디 모임에서 마주치거나 하는 게 다인데, 영상 하나 보고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였으면 그냥 ‘와, 잘생겼네’ 하고 창을 닫았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세상이 참 좁아진 건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연결되어 있는 건지 모르겠다. 영상 속에서는 그게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의 시작점이 되지만, 실상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을까.
잘생긴 사람을 만나는 현실적인 무게감
주변에 가끔 보면 정말 눈에 띄게 잘생긴 친구들이 있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말 한마디 거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는 그런 친구들. 그런데 정작 그런 친구들의 연애사를 들어보면 의외로 심심할 때가 많다. 흔히들 ‘존잘’이나 ‘존예’는 자기들끼리 만나거나 엄청난 스펙을 가진 사람하고만 사귈 거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옆에서 보면 그냥 자기랑 대화가 잘 통하는, 조금은 슴슴한 느낌의 평범한 사람과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외모 때문에 이미 너무 많은 관심을 받고 살아서, 연애할 때만큼은 굳이 기 싸움을 하거나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퇴근하고 편하게 같이 떡볶이나 먹고, 동네 한 바퀴 걷는 게 전부인 그런 연애.
집 근처 5분 거리가 주는 의미
최근에 어떤 유명인이 남자친구랑 집이 5분 거리라서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왠지 모르게 크게 와닿았다. 예전에는 연애를 하려면 뭔가 거창한 계획이 있어야 하고,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서 멀리 나가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들고 보니, 결국 지속 가능한 관계는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집이 가까우면 ‘지금 잠깐 나올래?’라는 말이 가능해진다. 그 ‘잠깐’이 사실은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인데 말이다. 가격대도 상관없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그냥 집 앞 편의점 앞에서 캔맥주 하나 나눠 마시는 시간이 가끔은 더 진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5분 거리라는 건 너무 큰 축복이지만, 그만큼 서로의 일상을 너무 세세하게 다 공유하게 되는 건 또 다른 숙제일지도 모르겠다.
소개팅과 자만추 사이의 애매한 경계
요즘은 커플매니저를 통하거나 앱을 쓰는 일도 예전보다 훨씬 흔해졌는데, 여전히 ‘자연스러운 만남’에 대한 환상은 다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친구들을 보면 ‘소개팅은 싫어’라고 말하면서도, 결국은 누군가의 입을 거쳐서 연결되는 경우가 제일 많더라. 사실 알고 보면 내가 아는 사람의 친구, 그 친구의 직장 동료처럼 아주 좁은 울타리 안에서 돌고 도는 거니까.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볼까 싶어서 언어 교환 앱 같은 걸 깔아봤다가도, 며칠 못 가고 지워버리는 나를 보면 결국 나는 나랑 비슷한 문화권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찾고 싶은 건가 싶기도 하다. 맞선이나 상담을 받는 과정 자체가 주는 피로감보다,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오는 허탈감이 더 큰 것 같아서.
결국은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남는 것
얼마 전에는 김재중이 정자 동결을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40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참 자기 관리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생긴 외모를 유지한다는 게 단순히 타고난 것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새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도 결국은 외로움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걸 보면 외모나 환경은 정말 부차적인 문제인 것 같다. 나도 가끔은 누군가를 새로 알아가는 게 너무 귀찮고, 그냥 지금처럼 혼자 편하게 있는 게 낫지 않나 싶다가도, 문득 밤에 혼자 걷다 보면 누가 곁에 있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다들 어디서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건지 궁금해지는데,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냥 각자의 속도로, 알고리즘이든 소개든 닿는 사람들과 적당히 기대며 사는 게 정답일지도.
언어 교환 앱 깔아보고 바로 삭제하는 나랑 비슷한 것 같아. 결국 비슷한 사람을 찾고 싶어 하는 마음이겠지.
알고리즘으로 유명한 한의사님을 알아가게 된 것도 흥미로운데, 평범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떡볶이 먹는 소통 같은 일상적인 행복도 중요하겠죠.
집이 가까워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부분에 공감해요. 제가 요즘은 정말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밤에 혼자 걷는 느낌 잘 알아요. 새로운 사람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오히려 익숙한 풍경이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