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침대 하나 대신 싱글 두 개를 고집했던 이유

큰 침대 하나 대신 싱글 두 개를 고집했던 이유

결혼 준비할 때 남들 다 한다는 킹사이즈 침대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주위에서는 신혼인데 왜 굳이 떨어져 자려 하냐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보내기도 했지만, 나는 잠버릇이 꽤 고약한 편이라 남편의 수면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게 가장 컸다. 결국 우리는 슈퍼싱글 사이즈 침대 두 개를 나란히 붙이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코웨이 비렉스 같은 곳에서 나오는 호텔형 프레임도 참 예뻐 보였지만, 막상 매장을 둘러보니 가격대가 예산을 훌쩍 넘어가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침대 프레임에만 수백만 원을 쏟기는 부담스러웠던 터라, 결국 20만 원대 초반의 가성비 좋은 삼익가구 위더스 프레임을 각각 따로 주문했다.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프레임 배치

두 개의 슈퍼싱글 프레임을 붙여놓으니 보기에는 제법 호텔 트윈 베드 느낌이 났다. 하지만 설치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프레임끼리 완전히 밀착되지 않고 미세하게 틈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침대 사이로 핸드폰이 빠지거나 먼지가 끼기 딱 좋은 구조가 되어버린 거다. 완벽하게 딱 붙이고 싶어서 프레임 다리를 요리조리 움직여봤지만, 바닥 평형이 미세하게 안 맞는 건지 끝내 틈새를 완벽히 없애는 건 실패했다. 그냥 중간에 쿠션을 하나 끼워 넣는 것으로 타협했는데, 그럴 때마다 호텔 스위트룸 사진처럼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느낌은 어디 갔나 싶어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침구 세트 맞추기의 번거로움

인테리어의 완성은 침구라는데, 퀸 사이즈 침대라면 예쁜 세트 하나만 사면 끝날 일을 싱글 두 개로 하려니 머리가 아팠다. 침대 시트 커버를 씌우는 것부터가 일이다. 싱글 사이즈 커버 두 개를 각각 씌우고 나면, 왠지 모르게 한쪽이 살짝 들뜨거나 팽팽하지 않아서 정돈된 느낌이 덜하다. 게다가 이불은 큰 것을 하나로 덮을지, 아니면 각자 덮을지도 고민이었다. 처음엔 각자 덮으려다가 너무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서 킹사이즈 이불을 하나 샀는데, 남편이 자다가 이불을 돌돌 말아버리면 나는 한밤중에 이불 쟁탈전을 벌여야 했다. 이게 굳이 싱글 침대를 고집한 의미가 있는 건가 싶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좁은 방에서의 답답한 공간감

슈퍼싱글 두 개를 붙이면 차지하는 면적이 퀸 사이즈보다 훨씬 넓다. 방이 좁은 편이라 침대 두 개를 넣고 나니 이동 통로가 좁아져서 화장대 의자를 빼는 것조차 불편해졌다. 가끔은 ‘그냥 큰 침대 하나를 두고 서로 조금씩 참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식 매트리스들은 워낙 사이즈가 다양하게 나와서 선택지가 많긴 하지만, 우리 방 구조에는 침대 두 개가 너무 꽉 차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구 배치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이 좁음을 받아들이고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만족감

불편한 점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그래도 남편이 밤새 뒤척여도 내 잠자리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 하나는 정말 좋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 나 때문에 남편이 깨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건 확실한 장점이다. 아주 가끔은 침대 사이의 틈새가 너무 꼴 보기 싫어서 당근마켓에 프레임을 다 내다 팔까 하는 충동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퇴근하고 돌아와 각자의 독립적인 영역에 누워있으면 이만큼 편한 게 없다는 생각도 든다. 완벽하게 예쁘지도 않고, 청소할 때마다 틈새 먼지 때문에 한숨이 나오지만, 일단 잠 하나는 잘 자고 있으니 된 게 아닐까 싶다. 처음 계획했던 깔끔한 호텔 인테리어는 결국 이루지 못한 채, 오늘도 침대 사이 틈새를 메우는 긴 베개를 꾹꾹 눌러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