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하고 나서 신혼집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가전 옮기는 건 그냥 돈 주면 다 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살던 집에서 세탁기랑 건조기를 빼내려고 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다들 이사 업체 부르면 알아서 해준다고 하는데, 나는 짐을 다 옮기는 게 아니라 가전만 딱 떼어서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 애매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의 벽
처음에는 당연히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삼성가전이전설치’ 서비스가 있다는 건 알았으니까. 그런데 막상 상담원 연결까지 대기 시간만 20분 넘게 걸렸다. 상담원은 친절했지만, 일정이 내가 원하는 날짜랑 안 맞았다. 지금 당장 빼야 하는데,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는 기사님이 안 된다는 거다. 서비스센터를 통하면 정식으로 옮겨주니까 안심은 되는데, 이게 은근히 비용도 만만치 않고 예약 잡기가 무슨 수강신청만큼 힘들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기사님이 오시는 날짜가 내가 원하는 이사 시점이랑 3일 정도 차이가 났는데, 그 3일 동안 빨래는 어디서 하나 싶어서 덜컥 겁부터 났다.
0.5톤 트럭과 오토바이 용달 사이에서
결국 사설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근마켓도 뒤져보고 숨고도 찾아봤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고민이었다. 0.5톤 트럭을 부르자니 비용이 15만 원 정도 부르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퀵비를 포함해서 8만 원이면 된다고 했다. 오토바이 용달은 당연히 무리일 테고, 그렇다고 사람을 많이 쓰는 포장이사를 부르기엔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결국 적당히 평점 좋아 보이는 용달 기사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그분은 세탁기 수평 맞추는 건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다. 옮기는 것만 해주지 설치는 알아서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게 나중에 문제가 될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매트리스와 가전의 무게감
세탁기랑 건조기뿐만 아니라 매트리스도 문제였다. 프레임에서 매트리스를 떼어내고 세탁기 배수 호스를 빼는데, 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분명히 다 뺐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선가 계속 물이 나오는 게 정말 짜증 났다. 기사님은 5분 만에 호다닥 짐을 실어 가셨는데, 나는 텅 빈 세탁실을 보면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15만 원이라는 비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가늠도 안 됐다. 그저 내 몸 하나 편하자고 쓴 돈이라 생각하기엔 뒤처리가 너무 귀찮았다.
제대로 설치가 된 건지 확신이 없음
가전이 새로운 집에 도착했을 때, 기사님이 자리를 잡아주긴 하셨지만 세탁기가 탈수 모드에서 덜덜거리는 소리가 났다. 수평이 안 맞아서 그런 거다. 결국 내가 유튜브를 보면서 직접 수평계를 사다가 맞췄다. 이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비싸더라도 삼성전자 케어 서비스를 기다릴 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정식 서비스는 세탁기 청소랑 이전 설치를 같이 해주기도 하니까 차라리 그게 더 효율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지금 나는 세탁기가 제대로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불안함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결국 남은 것들에 대한 미련
이삿짐센터 직원이 다 해주는 것처럼 보였던 세상이, 사실은 하나하나 다 쪼개져 있는 서비스들의 집합체라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퀵비 몇 만 원 아끼려고 끙끙댔지만, 결과적으로는 스트레스만 더 받은 셈이다. 다음에 또 가전을 옮길 일이 있다면? 아마도 그때는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그냥 정식 서비스센터 일정을 맞추는 쪽을 택할 것 같다. 아니면 아예 가전을 다 팔고 새 걸로 사는 게 마음 편할 수도 있겠다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든다. 당분간은 이사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릴 것 같다.
저도 세탁기 옮길 때마다 겪는 불편함이 딱 느껴지네요. 용달 기사님 말씀처럼 수평은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경우가 많아서 더 난감하죠.
유튜브 영상 보면서 직접 수평계를 맞춘 거 보니, 저도 혹시나 해서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긴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