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서 서류 더미를 보며 들었던 생각
서류가 먼저였던 첫 만남 작년 가을쯤이었나, 30대 중반을 훌쩍 넘기고 나니 주변에서 툭툭 던지는 말들이 꽤나 무겁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선 자리도 몇 번 나가봤지만,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결국 참다못해 강남역 근처에 있는 결혼정보회사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듀오 같은 곳이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상담 매니저님이 꺼낸 건 내 이상형에 대한 질문지가 아니라, 내 학벌이랑 직장, 그리고 부모님 직업까지 꼼꼼히 적힌 서류였다. 여기서부터 이미 내가 꿈꾸던 낭만적인 만남과는 거리가 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