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보니 인천까지 흘러갔다
결혼 준비를 처음 시작할 때는 강남구웨딩홀 위주로 리스트를 뽑았었다.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으니까 다들 거기서 하는 거겠지 싶었는데, 막상 견적을 받아보니 이건 뭐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수준이었다. 견적서를 보다가 한숨만 내쉬고 있는데, 문득 예전에 친구가 인천 쪽에서 꽤 괜찮은 조건으로 식을 올렸던 기억이 났다. 서울 웨딩홀 견적의 절반 정도면 뷔페 퀄리티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서자마자 바로 인천행을 결정했다. 사실 처음에는 주차나 교통편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구로결혼식장도 몇 군데 둘러보니 차라리 외곽으로 빠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낡은 기억 속의 웨딩홀 풍경
인천 하면 예전에는 목화웨딩홀 근처나 강화풍물시장 쪽 이미지처럼 좀 올드한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요즘 인천하우스웨딩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세련된 곳들이 꽤 많다. 특히 이름만 대면 아는 CN천년부페웨딩홀 주안점 같은 곳은 연식은 좀 있어도 관리는 확실히 잘 되어 있더라. 예전에 뉴스에서 합동결혼식이나 조합원 행사 하는 거 보면서 그냥 동네 잔치 느낌인가 했는데, 직접 가서 조명을 보니까 또 느낌이 달랐다. 다만, 너무 넓어서 하객들이 길을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견적 상담에서 느낀 현실적인 벽
상담을 다니다 보면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건수’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안산지디컨벤션 쪽도 알아보고 소풍컨벤션웨딩홀도 다녀왔는데, 상담 실장님들마다 말하는 게 다 달랐다. 어디는 식대 할인이 파격적이라고 하고, 어디는 꽃 장식이 필수라고 하고. 테힐라한복 같은 곳에서 대여를 따로 할지, 아니면 수원드레스대여 샵이랑 연계해서 패키지로 묶을지도 고민인데 이걸 일일이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이미 피로도가 상당하다. 결혼식장 하나 정하는 게 왜 이렇게 에너지를 다 쏟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교통과 거리의 딜레마
결국 고민의 핵심은 하객들이다. 서울에서 오시는 분들에게 “인천까지 오세요”라고 말하는 게 미안해서 계속 망설여진다. 동암역에서 인천보훈병원 가는 길이나 간석오거리 쪽을 로드뷰로 돌려보면서 대중교통 시간을 체크하고 있는데, 지하철로 1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라니. 셔틀버스를 따로 대절하면 예산이 또 늘어나고, 안 하자니 욕먹을 것 같고. 펜션결혼식 같은 걸 하면 다 해결되려나 싶다가도, 부모님 체면 생각하면 결국 컨벤션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인천으로 가면 예산은 확실히 아끼겠지만, 당일 하객들이 겪을 불편함은 누가 보상해주나 싶다. 그렇다고 다시 비싼 강남 쪽으로 돌아가자니 카드 할부 기간을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 웨딩업체 플래너가 추천해준 곳들이 다 거기가 거기 같고, 이제는 그냥 아무 데나 예약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든다. 남들은 다들 쉽게 정하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며칠째 지도 앱만 붙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일은 그냥 무작정 가서 밥만 먹어보고 결정할까 싶기도 한데, 그게 과연 맞는 선택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CN천년부페웨딩홀 주안점처럼 오래된 웨딩홀은 여전히 관리가 중요하네요. 제가 결혼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