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수 매겨지는 기분이 솔직히 좀 그랬다
며칠 전 우연히 기사에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다니는 사람들이 결혼 정보 시장에서 변호사급 대우를 받는다는 내용을 봤다. 선우라는 곳에서 배우자 지수를 84점에서 87점으로 올렸다고 하던데, 예전엔 단순히 연봉이나 직업 정도만 보는 줄 알았더니 이제는 AI까지 동원해서 지수를 매긴다니 좀 씁쓸했다. 사람이 무슨 중고차 감정받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수치화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3점 올랐다는 게 큰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막상 내가 그 시장에 들어가면 나도 점수가 매겨질 텐데 과연 나는 몇 점이나 나올지 상상하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더라.
선우 커플닷넷 시스템에 대해 들었던 것들
지인 중에 한 명이 여기를 통해서 사람을 만났던 적이 있다. 그때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처음에는 비용이 꽤 들어서 망설였는데, 앱인 커플닷넷을 통해서 매칭을 받다 보면 이게 게임 같기도 하고 현실 같기도 해서 묘하게 중독된다고 했다. 1991년부터 해왔다니 업력이 대단하긴 한데, 사실 예전의 그 뻣뻣한 결혼정보회사 느낌이랑 지금의 앱 기반 매칭이 어떻게 다른 건지 잘 모르겠다. 가연이나 듀오 같은 곳들이랑 비교해도 뭐가 더 나은지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거기서 일하는 커플매니저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매칭의 질이 달라지는 거 아닐까.
소개팅 앱과 결혼정보회사의 미묘한 경계
요즘은 그냥 흔한 소개팅 앱 쓰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굳이 이런 곳에 비싼 돈을 내나 싶었다. 그런데 또 막상 주변을 보면 소개팅 앱은 너무 가벼운 만남 위주라 지쳤다는 사람이 많더라. 내가 만약에 결혼을 진짜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가 오면, 과연 100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써가며 프로필을 등록할 용기가 있을까? 그 돈이면 차라리 여행을 가거나 자기계발을 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한데, 막상 주말마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익숙해지다 보니 가끔은 누가 옆에 있었으면 싶기도 하다.
나이가 찰수록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불안감
남자 결혼 적령기가 예전보다 많이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변에서는 서른 중반 넘어가면 소개팅 하나 잡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라고 다들 난리다. 나 역시도 그렇고. 모태솔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애가 예전처럼 쉽게 시작되지 않으니까. 결혼정보회사에서 매기는 그 점수라는 게 어쩌면 단순히 그 사람의 스펙을 넘어 사회가 요구하는 ‘안정적인 삶의 조건’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영 찜찜하다. 돈 잘 벌고 집안 괜찮으면 점수가 높다? 그게 결혼의 전부가 아닐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민하게 되는 이유
어제는 밤늦게까지 ‘결혼정보회사 가입’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그냥 창을 닫아버렸다. 당장 가입할 건 아니지만, 나중에 정말 갈 곳 없을 때 마지막 수단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 자체가 내심 불안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삼전닉스 직원들이 변호사급 대우를 받는 세상이라는데, 나는 과연 어디에 서 있는지 가늠이 안 된다. 매칭이라는 게 결국 상대적인 건데, 나보다 조건 좋은 사람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내 점수는 계속 제자리걸음일 것 같고. 이 고민을 친구들한테 말하면 다들 그냥 ‘때 되면 다 간다’라고 하는데, 그 ‘때’라는 게 정말로 알아서 찾아오는 건지 아니면 내가 적극적으로 점수 관리를 해서 쟁취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배우자 지수라는 개념 자체가 좀 이상하게 느껴지네요. 숫자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가치가 희석되는 느낌이에요.
결혼 정보 회사 점수라는 게, 사람의 가치를 그런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조금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