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과연 시스템에 올라타는 것이 정답일까?

결혼, 과연 시스템에 올라타는 것이 정답일까?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 소식을 알릴 때마다, 요즘은 다들 어떻게 만나는지 넌지시 묻곤 합니다. 사실 예전처럼 자연스러운 만남을 기대하기엔 30대 중반의 일상은 너무나 뻔하거든요. 출근, 업무, 퇴근, 가끔 있는 회식. 이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연애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큰 리소스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솔로몬의 선택’ 같은 미팅 행사가 주목받기도 했죠. 저도 처음에는 이런 시스템이 효율적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변에서 결정사(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거나 소개팅 앱을 전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과연 이런 방식이 정답인지 회의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결정사는 보통 가입비로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이상까지 요구하는데, 사실 돈을 낸다고 해서 원하는 배우자를 바로 만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기대와 달리 데이터 매칭은 냉혹하고, 등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혀 자존감이 깎이는 경우를 참 많이 봤습니다. 이게 바로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막상 쓴맛을 보고 돌아서는 지점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제가 느낀 건, ‘결혼하는 법’에 정해진 왕도는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법적 구속력보다 정서적 유대를 우선시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고, 법률 개정으로 미혼부의 친생 추정 부인권이 인정되는 등 사회적 시선도 조금씩 변하고 있으니까요. 무조건 결혼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누군가는 3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5년을 만나도 확신을 못 얻기도 합니다. 저 역시 예전에 2년을 만난 사람과 결혼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가치관 차이로 헤어진 적이 있는데, 그때 깨달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 간의 합이더군요.

흔히들 결혼 상담을 받으면 상대방의 조건을 보라고 조언합니다. 연봉, 자산, 직업 등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들 말이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런 조건이 완벽해도 대화가 안 통하거나 정서적 공유가 되지 않으면 결국 무너집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조건보다 훨씬 중요한 건 서로가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느냐입니다. 예상치 못한 실패 상황이 닥쳤을 때 상대를 비난하느냐, 아니면 같이 대안을 찾으려 하느냐. 이 차이가 10년, 20년의 삶을 결정합니다.

물론, 이런 조언이 정답일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인생의 우선순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안정적인 결혼생활이 지상 과제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혼자만의 평온한 일상이 더 소중할 수 있으니까요. 확실한 건,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무리하게 시스템에 자신을 맞추려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 글은 지금 당장 결혼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나름의 참고가 될 겁니다. 하지만 이미 결혼에 대한 환상이 크거나, 무조건적인 정답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혼란만 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주변의 결혼한 지인들에게 화려한 결과가 아니라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겪었던 구체적인 갈등과 해결 과정을 묻고 기록해보는 것입니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대처법입니다. 다만, 이 경험칙 역시 결국 개인의 주관적인 서사일 뿐, 당신의 인생에 완벽히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댓글 1
  • 3개월 만에 결혼 결심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서로의 가치관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2년이 지나도 헤어질 수 있다는 점이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