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야외 결혼식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파주에서 야외 결혼식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처음에는 그냥 좀 다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강남에 있는 그 흔한 어두운 홀에서 1시간 단위로 찍어내는 공장형 예식은 죽어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무작정 파주 쪽을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야외 웨딩이라는 게 단순히 장소를 빌리는 것 이상의 고통이 따르더라. 특히 퍼스트가든 같은 곳은 사진으로 보면 정말 동화 속 같지만, 막상 견적을 받아보니 생각했던 스몰 웨딩 비용의 범위를 한참 넘어섰다. 누군가는 스몰 웨딩이라고 해서 돈이 적게 들 거라 착각하는데, 오히려 야외는 챙겨야 할 옵션이 더 많아서 가성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날씨와 변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예약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비가 오면 어떡하지’였다. 5월이나 6월이면 날씨가 좋겠지 싶으면서도, 기상청 예보를 매일 들락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 웨딩업체 상담을 가도 다들 ‘천막을 칠 수 있다’거나 ‘우천 시 실내로 변경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그게 내가 상상한 그림은 아니니까 마음이 찝찝했다. 게다가 파주까지 하객들이 오는 동선도 문제였다. 강남 웨딩홀이면 지하철역에서 가깝기라도 하지, 여기는 차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한 위치라 버스를 대절해야 하나 고민이 끊이질 않았다.

공간 연출과 현실적인 비용의 간극

야외 웨딩 명소라고 해서 가보면, 사실 잔디 관리 상태나 조명 같은 게 기대와 다른 경우가 많았다. 사진은 보정이 들어가니까 당연히 예쁜 거다. 직접 가서 본 파주의 어떤 펜션형 웨딩 장소는 관리가 좀 덜 되어 있어서, 내가 직접 꽃 장식을 추가해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 꽃값만 해도 수백만 원은 우습게 깨지는데, 예산은 이미 2천만 원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이 돈이면 호텔에서 편하게 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과, 그래도 평생 한 번인데 로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충돌했다.

웨딩 앨범을 위해 감수해야 할 것들

결국 촬영까지 고려하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웨딩 촬영을 스튜디오가 아니라 예식 장소에서 미리 하기로 했는데, 이때 드는 출장비와 헬퍼 비용이 또 만만치 않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이동하는 시간만 왕복 3시간이 넘는데, 그동안 스태프들 식사와 이동 비용까지 챙기려니 머리가 아팠다. 작가님은 빛이 예쁜 시간을 맞춰야 한다고 새벽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하는데, 이게 축복인지 노동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결국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

지금은 일단 장소 하나를 정해서 대관료를 냈지만, 아직도 가끔 밤마다 후회한다. 그냥 깔끔하게 식사 맛있는 곳에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200만 원대의 저렴한 장소도 찾아봤지만, 막상 가보면 너무 휑해서 결혼식 느낌이 안 났다. 결국 시설을 갖춘 곳을 택하게 되는데, 그게 또 너무 상업적으로 느껴져서 씁쓸했다. 야외 웨딩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정작 준비하는 동안에는 자연을 즐길 여유가 하나도 없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아직도 남은 숙제들

이제 앨범 업체랑 미팅을 잡아야 하는데, 벌써부터 귀찮다. 그냥 정해진 패키지로 할까 하다가도, 샘플 사진을 보면 마음에 안 드는 구성이 꼭 하나씩 섞여 있어서 고민이다. 남들은 결혼 준비가 행복하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하나하나 퀘스트 깨듯이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5월은 다가오고 있고, 예약은 이미 끝났으니 그냥 잘 치러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날씨라도 제발 좋았으면 좋겠다.

댓글 2
  • 사진으로 보정하면 진짜 예쁜데, 실제로 가서 보니 잔디도 덜하고 꽃 장식까지 고민될 정도로 관리 상태가 좋지 않더라고요.

  • 사진으로 봤을 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잔디 관리나 조명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더라고요.